흥인지문
안녕하세요, 시간 배달부입니다.
오늘은 서울 동쪽을 묵묵히 지켜온 문, 흥인지문의 웃음 한 장, 눈물 한 장을 함께 배달합니다.
성문은 돌로 지어졌지만,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늘 이야기를 남겼거든요.
😄 재미있는 일화 한 장
1) 이름에 ‘한 글자’ 더 얹은 사연
서울의 큰 문들은 보통 세 글자인데,
유독 흥·인·지·문만 네 글자입니다.
동쪽 지형의 기운이 약하다는 이야기가 돌자
이름에 ‘지(之)’ 자를 더해 길이를 늘렸다는 설이 전해집니다.
사람들은 훗날 이렇게 농담을 했겠죠.
“문도 이름을 늘려 기운을 보충했다는데,
우리도 시험 볼 땐 이름 한 글자 더 붙일까?”
돌문 하나에도 행운을 빌던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2) 문 앞의 ‘읽어주는 뉴스’
글을 모르는 이들도 많던 시절,
문 근처에는 소식을 읽어주는 사람이 모여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장터에서 들은 소식, 관청의 공지, 멀리서 온 소문까지
한 사람이 읽으면 열 사람이 듣고,
열 사람이 들으면 백 사람이 알았습니다.
흥인지문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사람과 이야기가 모이는 작은 방송국이었는지도 모릅니다.
3) “저게 스스로 움직인다고?”
근대에 들어 전차가 달리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성문 곁에 모여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 종이 울리는 소리,
“저게 말도 없이 간다니!” 하고 놀라던 표정들.
흥인지문은 새로운 기술이 스쳐 가는 장면을
가장 먼저 목격하던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 슬픈 역사 한 장
1) 문이 지켜본 떠남의 발걸음
전쟁과 혼란의 시기,이 문은 수많은 떠나는 뒷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짐을 묶은 수레, 손을 꼭 잡은 가족,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길 위의 사람들.
성문은 붙잡지 못했지만,그들의 발자국은 오래 남았겠지요.
기록에는 전쟁의 이름이 남지만,문에는 돌아오지 못한 하루가 남습니다.
2) 사라진 것들을 대신 기억하다
도시는 변하고 길은 넓어졌습니다.어떤 성벽은 허물어지고, 어떤 골목은 이름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흥인지문은 그 자리에 서서 사라진 풍경을 대신 기억하는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차들이 쉼 없이 지나가고 밤에는 불빛이 성벽을 적십니다. 웃음과 한숨이 교차하던 시간들이
겹겹이 스며든 얼굴입니다.
✍️ 우리가 살아온 자리
흥인지문은 거대한 유물이기 전에 사람들의 하루가 통과하던 문이었습니다.
- 이름에 한 글자를 더해 행운을 빌던 마음
- 소식을 나누며 웃던 장터의 목소리
- 떠나던 이들의 조용한 발걸음
- 새로운 소리에 놀라던 눈빛
그 모든 장면이 한 문 앞에서 스쳤습니다.
도시는 바뀌어도,
사람들이 남긴 시간은 남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그 앞을 지나갑니다.어쩌면 성문은 이렇게 속삭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돌로 지어졌지만,너희의 이야기로 오래 버텨 왔다”고.
